2020년 겨울 기로에 선 나주혁신도시 시민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2020년 겨울 기로에 선 나주혁신도시 시민들

2020년 매서운 추위로 긴 겨울이 될지, 따뜻한 계절이 될지 나주혁신도시가 갈림길에 섰다. 나주열병합발전소 SRF 쓰레기 연료 사용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지를 두고서 말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지난달 15일 인천애뜰 잔디광장에서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을 2025년 종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도권매립지 종료 및 친환경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을 위한 시민 공동행동`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2015년 인천시와 서울시·경기도·환경부가 합의한 이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면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인천시장의 이 선언은 나주열병합발전소 SRF 쓰레기 연료문제 해결 방안을 두고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시장은 "(서울시와 경기도는) 언제까지 인천 땅에 의지하며 인천시민의 고통을 외면할 것이냐"면서 "자기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각자 처리하라"고 촉구해서다.

님비현상이 아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각자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나주열병합발전소 연료로 사용된다는 SRF도 광주가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쓰레기 처리문제의 처리방안과 쓰레기를 연료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지역난방공사도 SRF 연료사용에 문제가 없다면 광주 상무, 첨단, 수완, 봉선동 아파트 단지에 열병합발전소를 신축해 운영해서 처리하면 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도 연료화해서 서울시와 경기도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 옆에 SRF 쓰레기 연료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신축해서 열을 공급하면 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 간의 쓰레기 매립장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왜 이문제에 관해 문재인 정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대도시 주변에 SRF 열병합발전소를 신축해서 열 공급과 전기생산을 하지 않는 걸까?

최근 나주열병합발전소와 관련해서 가중중지에 따른 손실 분담금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주장하는 손실 분담금이 9천억 원에 달하니, 논의 당사자인 자치단체가 부담하기에 적잖은 금액이다.

신정훈 국회의원은 전남도와 나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방안을 내놓으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이 쉽게 가능하겠는가?

나주시는 한전공대 부담금이 향후 10년간 매년 100억 원씩 1천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이외에도 추가 부담이 있다. 여기에 또다시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손실 분담금(?)을 부담할 능력이 나주시에 있을까?

만약에 나주열병합발전소가 SRF 쓰레기 연료사용이 중단되고 손실 분담금을 부담하게 된다면 재정자립도가 미약한 나주시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 이외에는 방안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마저도 지방재정법상 가능한지 아닌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할 정도다.

나주시가 코로나로 인해 국가 교부금이 감액되자 나주시의회에  재해위험지구, 혁신도시 바람 숲길 사업에 대한 지방채 발행을 요구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만 시의원이 중심이 돼서 부결시켰다.

이런 정치 상황 속에서 나주시의 재정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신 의원의 전남도와 나주시가 나서서 해결하라는 발언은 그저 정치적 수식어로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신 의원이 나주열병합발전소 SRF 쓰레기 연료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산자부를 압박해서 국비를 지원받거나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사업을 포기하게 해서 해결하는 것이다. 아니면 하책으로 광주에서 생산되는 쓰레기 연료를 나주로 반입을 막는 것이다.

전남도도 나주시와 처지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담할 능력이 없는 지자체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을까?

전남도나 나주시가 예산이 넉넉하면 나주열병합발전소 SRF 쓰레기 연료 중단에 따른 분담금을 부담하지 않을 리 없다. 돈이 있는데도 김영록 지사와 강인규 나주시장이 도민과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도민과 시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난방공사의 쓰레기 연료사업을 원전처럼 중단하던지, 아니면 광주 쓰레기는 광주가, 나주 쓰레기는 나주가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서운 겨울 추위에 또다시 나주혁신도시 시민들은 아스팔트 길 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