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끝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약(藥)일까 독(毒)일까"
애경그룹, 끝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약(藥)일까 독(毒)일까"
  • 와리스뉴스
  • 승인 2020.07.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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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애경그룹이 7개월여간 끌어온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을 끝내 포기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수요가 급감했고, 자금 부담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딜(Deal)이 무산되면서 애경그룹의 재무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혹시 모를 '승자의 저주'도 피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항공 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 역시 다소 미뤄지게 됐다.

애경그룹의 제주항공은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간 도과로 인해 지난 3월 이스타홀딩스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지난 3월 SPA를 체결했다. 제주-이스타 항공을 중심으로 하는 항공 부문을 그룹의 핵심축으로 키우기 위한 승부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항공 수요가 급감하고,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았다.

딜이 무산되면서 애경그룹의 불확실성도 사라지게 됐다. 항공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 부담 우려를 씻어냈기 때문이다.

실제 전 세계 동시다발적인 입국제한 조치로 국제선 여객수요와 운임이 급감한 상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0년 연말 전 세계 항공여객수요 감소 폭이 3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머징국가와 미국의 국제 하늘길 폐쇄 상태가 장기화하는 리스크를 고려해 전망한 수요 감소 폭은 53% 선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1년까지 2019년 항공수요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 때까지는 최소 2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승자의 저주'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고정비용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으로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재무 위기로 다시 팔았으며, 웅진그룹도 코웨이 인수 후 재매각하는 등 '승자의 저주'에 시달렸다. 애경그룹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애경그룹의 중장기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스타 항공 인수 후 항공 부문을 유통, 화학과 더불어 그룹의 핵심축으로 키우려던 계획은 일단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Δ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 Δ유연한 노선 활용 Δ점유율 상승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딜이 무산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일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으로 애경그룹이 그리던 항공 산업 계획도 틀어질 것"이라며 "지금은 다행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 무산으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본 잠식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타항공은) 유동성 부족 및 자본 잠식 상황을 감안하면 청산 가능성이 높다"며 "청산될 경우, 국내 항공산업의 문제점이었던 공급과잉 부담이 완화되면서 운임 경쟁도 일부 완화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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