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반대도, 찬성도 쉽지 않아…여권발 '천도론'에 통합당 끙끙
결사반대도, 찬성도 쉽지 않아…여권발 '천도론'에 통합당 끙끙
  • 와리스뉴스
  • 승인 2020.07.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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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독립전쟁을 기억하다'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론'의 파장이 이어지면서 미래통합당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론이 개헌론과 함께 묶여 의제화할 경우 정국의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종인 체제' 출범으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여권이 부동산 및 '박원순 사건'에 따른 민심 이반 등으로 휘청이면서 모처럼 호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돌발 변수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단 통합당 지도부는 여당의 수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을 꺼낸 정부·여당의 의도를 의심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도 찬반 이견이 불거지는 등 자중지란에 빠질 우려도 적지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니까 급기야 수도를 세종시로 옮긴다는데 이것이 정부의 정상적인 정책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마치 '현재 헌재는 우리 사람이니까 당연히 법안을 내면 통과될 수 있다'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잇도록 정책팀의 정리를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박원순 사건' 등이 빈발하니 관심을 돌리려 느닷없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꺼낸 듯하다"며 "진정성도 없고, 위헌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빨리 거둬들이고 수도권 집값 폭등 문제, 인천 수돗물 문제, 박원순 시장 성추행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장 청문자문단 회의에서 박지원 후보자의 학력 위조 의혹 자료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이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예상 외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당도 '절대 안된다'는 식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통합당은 여당이 지방분권 실현, 수도권의 인구과밀 해소 등을 명분으로 삼아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 추진할 가능성에 대비해 위헌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입장은 위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행정수도 이전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위헌 문제만 해소된다면 행정수도 이전에 굳이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서울이 '수도'라는 점이 관습상 불문헌법에 해당한다면서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주 원내대표는 또한 "세종시 자체가 자족도시가 되는 데 부족한 점이 있어 세종시를 발전시키자는 데는 저희도 동의한다"고도 했다. 충청권 민심을 의식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지방분권 실현 등 '명분'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전날(22일) 통화에서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공부모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깊이 있게 검토해 볼 화두"라고 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면 전환용이라는 이유로 일축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우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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