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110억 낼테니 나머지는…" '임금포기' 요구에 뿔난 이스타 노조
"체불임금 110억 낼테니 나머지는…" '임금포기' 요구에 뿔난 이스타 노조
  • 와리스뉴스
  • 승인 2020.06.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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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이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지난 2~3월 체납된 임금 관련, 시정지시를 받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직원 임금의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부터는 한번도 임금을 주지 않아 전체 직원 대상 누적된 체불임금만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9일까지 밀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9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임금체불 문제 등으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타항공측이 노조에 사실상 임금 포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액 가운데 110억원을 부담할테니 나머지 140억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반납하라는 의도다.

이와 관련 노조는 대주주와 경영진이 책임소재를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 250억원 중 110억원을 부담하기로 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직접 나서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에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 "미지급임금 중 110억원을 이스타홀딩스가 부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와의 합의를 발판으로 제주항공과의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취지이자 딜이 깨졌을 때 소송전에서 명분을 쌓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노조는 남은 체불임금 140억원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 임금 포기를 종용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110억원은 2~3월분 체불금액만 해당되는 액수로 나머지 4~6월분에 대해서는 반납하라는 얘기"라며 "인수와 관련해선 노동자들의 어떤 동의도 받은 바 없으면서 체불금액이 쌓이자 합의를 하지 않으면 딜이 깨질 것이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작업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이후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지난 4월29일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를 종결할 예정이었지만 해외기업결합심사를 이유로 미뤄졌고, 최근에는 제주항공이 CB 발행예정일을 연기하면서 인수종결 시점 역시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는 체불임금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 지금을 미뤘는데 6월까지 체불임금 규모가 250억원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인수계약 체결 당시 채권·채무도 포함된 조건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제주항공 측에서 체불 임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최근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11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계획을 바꾼 것이다.

양사는 체불임금 외에 단기차입금 담보를 놓고도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처 제주항공으로부터 1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이와 관련한 담보로는 이스타항공 주식 39%가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단기차입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40%에 가까운 회사 지분을 제주항공에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넘겨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질권 행사를 해버리면 이스타홀딩스는 돈도 못받고 계약금도 토해내야 한다"며 "결국 얼마나 좋은 조건에 인수하느냐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2시 본사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정확한 발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주주의 110억원 부담안을 토대로 제주항공에 대한 최후통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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