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5·18정신 개헌' 강조에…與 당권주자들 속속 "반드시 완수"
文대통령 '5·18정신 개헌' 강조에…與 당권주자들 속속 "반드시 완수"
  • 와리스뉴스
  • 승인 2020.05.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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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5·18유공자와 유족, 정치권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이 열린 5·18민주광장은 5·18 최후 항쟁지로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1997년)된 이후 처음 기념식이 개최된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 필요성을 시사하자 개헌에 거리를 두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진들도 개헌론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4·15 총선 이후 언급을 자제해오던 개헌에 대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기점으로 불씨를 지핀 만큼 177석의 거대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개헌 논의된다면' 가정적 표현이지만…與, 개헌 필요 인식 재확인

문 대통령이 '개헌이 논의된다면'이라는 가정적 표현을 쓰면서 개헌에 대해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지만 21대 국회 임기 내에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게 여권 전반의 해석이다.

문재인정부 초반 정부 주도의 개헌안이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됐지만 앞으로 국회 주도의 개헌 작업을 통해 적어도 헌법 전문 개정과 관련된 내용만큼은 새 개헌안에 꼭 다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차기 당권이나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유력 중진들은 개헌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의지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친문 지지층의 표심에 한발 더 다가서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범친문으로 차기 당권 후보군인 5선의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21대 국회에서 180석을 주신 국민의 뜻을 받들어 헌법을 제대로 개정해 헌법 전문에 4·19, 5·18, 6월 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 대한민국임을 명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권 도전이 유력한 4선의 우원식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정부 첫번째 원내대표로 이루지 못한 개헌의 과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개헌 의지를 드러냈다.

다른 지도부 소속 한 최고위원은 "(개헌은) 다음 대선 전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문제는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까지 가능한지 여부이고 이게 부담스럽다면 5·18 정신 등을 담은 원포인트 개헌으로 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인 편이다. 이날 YTN '더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500명에게 지난 15일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는 것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공감한다'는 응답이 58.6%,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5.5%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개헌 블랙홀 우려는 있어…이낙연도 "개헌, 하고 싶어도 쉽게 안돼"

다만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면 여권으로서는 총선 압승을 통해 잡은 정국의 주도권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쏟아붓지도 못한 채 정권의 후반기를 빈손으로 마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하고 싶어도 쉽게 안 되게 돼 있다"며 "개헌 얘기는 우리가 경제혁신·사회혁신 입법에 영향을 줄 만한 시기에 나오기 어렵게 돼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더욱이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당의 동참 없이는 헌법 전문 개정도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초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도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의 반대로 '표결 불성립'돼 폐기된 바 있다.

현재의 통합당은 개헌에 대한 명확한 당론이 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개헌 논의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신중한 입장이 강한 편으로 파악된다. 개헌 필요성에 동의한다 해도 내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개헌 논의의 핵심은 권력구조 문제여야 한다"며 "선 권력구조 개편 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포함 등으로 논의방향을 잡을 수는 있다"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 등 권력구조 개혁 관련 개헌을 언급했다.

또 같은당 하태경 의원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문제에 대해 "원론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될 경우 정국의 무게중심이 개헌에 쏠리게 된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에너지를 모아 코로나19 극복에 투입해야 할 때"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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